


이지를 잃은 야욕
Athena kólasi Hyperide
아테나 코라시 히페리데
26세 | 여성 | 174cm | 57kg | 영국 | 순수혈통

스물여섯의 아테나에게서는 고아하면서도 날카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크고 훤칠한 신장과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는 강렬한 첫인상과 함께 쉽사리 범접할 수 없는 위압감을 남긴다. 태도로나 표정으로나 자신은 다른 세계 사람이라는 듯 한껏 자신과 오만에 차 있기 때문이다.
흑단과도 같이 윤기 넘치는 머리칼은 어느덧 골반까지 올 정도로 길어, 세월의 흐름을 짐작케 한다. 긴 곱슬머리를 뒤쪽으로 단정히 정돈하고 진주 장식으로 고정하였다. 매초롬하게 뻗어나간 눈꼬리, 오른쪽 눈 아래의 눈물점. 초여름의 바다마냥, 초가을의 하늘마냥 푸른빛을 띈 홍채는 언제고 오연한 빛을 품는다. 진붉은 입술은 대개 여유있는 웃음만을 지어보였지만, 때때로 앙칼지고 조급하게 아랫입술을 물어뜯기도 한다. 턱선은 날카롭고, 전체적으로 군살 없이 마른 편.
숏 자켓과 바지를 버건디색 벨벳 정장으로 맞춰입었다. 한쪽이 트인 검은 치맛자락을 허리 위에 두르고 다녀 오른쪽에서 바라보면 치마를 입은 것처럼 보인다. 신발은 굽이 높지 않은 검은색 가죽 구두. 고급스럽고 비싼 원단과 악세사리들로 온몸을 치장하였고 타고난 듯 차림새와 잘 어울린다.
직업
제약회사 ‘프로피온’ 수석 연구원
치료사
성격
“실패는 용납하지 않아.”
:: 오만한 | 표독스러운 | 간교한 | 탐욕적인 ::
아테나 코라시 히페리데는 한 번 수중에 들어온 것은 놓치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타고났던 그의 야망과 욕심은 해가 가면 갈수록 시들기는커녕 세를 얻어 불어났다. 멈추지 않고 직진하는 결단력, 당돌하기 그지없는 오만함, 예리하고 냉철한 판단력. 타고날 적부터 손에 쥐여져 있던 가치들은 잘 깎이고 연마되어 날카롭게 반짝이는 보석이 되었다. 든든히 자리한 뒷배와 능력이 겹쳐지자 아테나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자신이 바란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자신이 목표한 찬란히 빛나는 미래로 오연히 걸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였다. 그가 실패에 도저히 익숙할 수 없는 것은.
제가 가진 것 놓기를 끔찍하게 싫어한다. 철저하리만치 계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성격으로 걸음 하나, 어투 하나마저 꼼꼼하게 체크하고 완벽하게 꾸며내니 계획 어그러짐을 용납하지 못한다. 치료사인 동시에 경영에도 손대고 있는 만큼 그는 신뢰성 있는 표정과 태도를 숨쉬듯 쉬이 꾸며낼 수 있다. 그러나 낙소스 섬에서 아테나를 마주한, 오래도록 그를 봐 왔던 이들이라면 끝간 데 없을 만큼 치솟은 당당한 일면 뒤에 불안이 잔재하고 있음을 알아볼 수 있을 터다. 자신이 지금껏 일궈온 토대를 전부 내려놓고 원치 않던 땅으로 떠나와야만 했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자신을 칭송하고 따르는 사람들만을 봐 온 탓에 모두를 제 아랫것처럼 대한다. 아무리 상대가 키 크더라도 의자에 앉히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는 식으로 결코 고개를 들어올리지 않는다. 명령형 어조가 기본. 그러나 더는 그를 우러를 이들이 없으니 명령이 과연 무슨 의미를 갖는가?
“그러니 내게로 가져와. 마땅히 누려야만 하는, 내가 군림할 세계를.”
지팡이
전나무 / 유니콘의 털 / 14인치 / 뻣뻣함
검은색으로 도색한 지팡 이의 손잡이 끝부분에 섬세하게 세공된 사파이어가 박혀 있다.
사파이어는 주기적으로 교체해주는 듯, 한 번도 빛 바래거나 망가진 적 없이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한다.
기타사항
1. Athena
1-1. 생년 1978.6.10
1-2. 그의 미들네임 ‘kólasi’는 저승을 의미하는 그리스어로, 수많은 이들을 이승에서 떠나보내고자 하는 선택을 손에 쥔 아테나와 지극히 잘 들어맞는다.
1-3. 졸업 직후에는 친척이 차린 제약회사 프로피온에서 한동안 연구와 경영 수업에 몰두하였다. 그러면서도 차근차근 공부를 해나가 20세에 세인트 멍고 병원의 치료사가 되었다. 분야는 마법약 및 식물 중독과.
1-4. 치료사가 된 지 6년째, 병원 내에서의 평판은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한다.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는 매번 혁신적인 치료방법을 기획하고 이끄는 동료로, 환자들에게는 유능하고 성격 좋은(정말? 정말.) 치료사로 인지되고 있다. 그의 뱀 같은 화술은 호그와트에 재학할 때부터 이미 유명했었으니 이런 이미지메이킹에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겠지만.
1-4-1. 다만 23세, 막내동생이 잠든 후 아테나가 담당한 무연고 환자들이 사망을 맞이하는 수가 갑자기 늘었다. 하나같이 혼수상태에 빠진 중환자들이기는 했으나, 어떤 식으로든 생명을 연장시킬 방법을 찾아내던 아테나의 행보와는 영 다른 결과였다. 사진을 챙겨다닐 만큼 아끼는 동생이었던지라 충격이 컸기 때문이라는 추측만이 돌았다.
1-5. 치료사의 업무와 제약회사의 일을 착실히 병행해왔다. 그 결과 프로피온의 수석 연구원 직함까지 달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곧 회사의 상임위원회 이사로 승진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었다.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잠들어가며 결국 무산되고 말았지만.
1-6. 두 개의 업무를 병행하며 일하는 탓에 휴일이 없을 정도로 매일매일 바쁘게 지냈다. 아침 일찍 나가 거의 자정에 가까운 시간 퇴근하는 것이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본인이 바라고 그리던 미래였으므로, 직업 만족도는 언제나 높은 편이었다.
1-7. O.W.L과 N.E.W.T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만큼, 마법의 이론과 실기 양쪽 모두 실력이 뛰어나다. 특히나 살상 마법에 뛰어나다는, 치료사에게는 퍽 어울리지 않는 소문도 떠도는데…….
2. Hyperide
구성원의 대부분이 학자나 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는 순혈가.비교적 신생 가문에 속하지만 전대 가주인 아테나의 할머니가 저주 상해에 관한 특별 치료법을 고안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특징적인 가풍은 개인주의로, 구성원 자체도 적지만 그 안에서도 별다른 교류가 없고, 개개인의 발전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이다. 가문의 상징은 화려한 무늬가 세공된 사파이어이며, 구성원들은 대개 사파이어를 닮은 새파란 홍채를 타고난다.
3살과 9살 아래의 남동생 둘, 15살 아래의 여동생이 있다. 이름은 각각 마르스, 파에온, 헬레네 히페리데. 보통 히페리데는 자식이 한 명 내지 두 명으로,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수준일 정도로 수가 적었지만 이번 세대에는 저택이 꽤나 북적거렸다. 그는 자신의 성씨를 자랑스럽게 여겨 “히페리데니까 당연하지” “히페리데라면 이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해”라는 말을 자주 했었다.
막 호그와트에 입학한 나이가 된 막내 헬레네는 아테나가 스물세살 때 잠들었고, 이제는 히페리데의 모든 일원이 빠짐없이 침대에 누웠다. 가족 중 가장 마지막까지 깨어있던 셋째 파에온은 매일같이 잠든 가족들을 보며 눈물지었다. 아테나는 그 모습이 지긋지긋했다. 눈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 확실한 해결책을 손에 쥐어야지. 그는 헬레네가 잠들고서야 비로소 위기감을 느껴 프로피온의 연구원들을 닦달해댔다. 마법부에 연구 결과를 아낌없이 공유하며 실효적인 방책을 찾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이 세상이 보여주는 결과처럼, 어떤 뚜렷한 방법도 얻어내지 못하고 시간만이 흘렀다. 결국, 그가 이 낙소스 섬으로 올 수밖에 없도록.
3. ETC
3-1. L / H
- L : 다채로움, 일반적으로 ‘좋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 채소, 권력, 부, 수많은 사람들
- H : 더러움, 일반적으로 ‘모자라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 조용함, 실패, 손실
3-2. 허브와 국화를 필두로 온갖 식물이 뒤섞인 풋풋한 체향을 지녔다.
3-3. 여전히 지독한 음치. 워낙 일이 바빠 교양을 쌓을 만한 새로운 분야에는 거의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3-4. 추위를 많이 탄다. 늦은 봄까지도 목도리를 두르고 다니기도.
3-5. 상대를 기본적으로 성씨로 호명하고, 부유함이나 권력을 가진 가문 출신이 아니라면 쉬이 타인과 자신을 친구라는 관계로 명명하려 들지 않았다. 사회생활을 하는 지금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뿐 누군가를 새로이 친구로 맞아들이는 일은 드물다시피 하다. 그래도 호그와트에서 7년을 함께 보냈던 동급생들에게는 나름대로 유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3-6. 낙소스 섬에서는 쓸모도 없을 텐데도, 버릇처럼 프로피온에서의 연구 결과와 실적 등이 적힌 서류를 한 뭉치 들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