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보, 미련퉁이, 당신의 친구
Canape Prisca Muller
카나페 프리스카 뮐러
26세 | 시스젠더 여성 | 147cm | 38kg | 영국 | 머글 태생

직업
변호사
성격
성실한, 차분한, 솔직한, 잘 웃는···, 그래서 더 이상 울지 않는 카나페 뮐러.
카나페 뮐러는 더 이상 울지 않는다. 다만 그게 영원히 눈물이 그쳤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때때로 슬픈 소설을 보고, 감동적인 영화를 보며 오열을 하는 한 편 제 오빠의 편지를 보며 조용히 눈물을 떨구기도 한다. 이젠 그럴 때만 제 존재를 비추는 울음을 대신해 얼굴 만면에 자리한 웃음은 그야말로 자연스럽다. 본래부터 그곳에 자리해왔던 것처럼. 그는 어른이 되었다. 허울 뿐인 이름이 아닌, 제대로 된 한 명의 사람이.
격해야 할 때 격할 수 있다는 건 곧 그동안 그럴 수 있는 힘을 모아두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카나페 뮐러는 매사에 침착하다. 때때로 마음이 쓰라려도, 생을 살아내다 그리운 날의 흔적을 발견해도 조용히 넘어간다. 그래야 그리워 참을 수 없는 날이 올 때, 타임 터너가 있다면 제발 나에게 달라 사정하고플 때 실컷 울음을 토해낼 수 있으니까. 더 이상 역에 갈 일도, 저를 배웅해줄 이도 남지 않았지만 그는 괜히 한 번 그곳에 들렀다. 분주한 킹스크로스 역 손님들은 아무도 한낱 기둥에 관심 가지지 않는다. 그래도 카나페 뮐러는 우는 대신 웃는다. 이젠 추억으로 남겨두어야 할 곳인 걸 안다. 다만 멀리 떠나는 날이 온다면 꼭 이곳을 한 번 들러야겠다 싶었다. 모두가 흘러가는 시간을 살기 위해 바삐 움직일 때, 카나페 뮐러는 혼자 6년 전으로 돌아가 속삭인다. 다녀올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느리게 감았던 눈을 뜨면, 다시 현재. 그는 기차에 올라타는 대신 걸음을 옮긴다. 경적 소리가 없어도 돌아올 곳을 안다.
지팡이
버드나무 / 유니콘의 털 / 10인치 / 꽤 나긋나긋함(Quite Flexible)
버드나무는 치유의 힘이 있는 보기 드문 지팡이 목재이며, 나는 버드나무 지팡이의 이상적인 주인이 대개 어떤 -보통 불필요한- 부당함을 가지고 있으나, 그 주인들은 그 불안감을 잘 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터모어, 지팡이 목재에 대한 설명 中
기타사항
보는 이에 따라 다소 우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묘사입니다. 열람 시 주의해주세요.
살인, 가출, 친족(부모)의 사망이 간접적으로 언급되어 있습니다.
1. 한 살 위로 오빠가 하나 있다. 이름은 슈트루델 앤스티스 뮐러. 그리핀도르 출신으로, 현재는 호그와트를 졸업했다. 졸업식 이후로부터 지금까지 계속해 바빴기에 당장 직업을 구하지는 않았으나, 이제 정리할 것은 모두 정리했으니 곧 사회생활에 뛰어들지도 모른다고. 카나페는 그를 걱정하지 않는다. 가까운 친척이 없는 탓에, 둘 중 그나마 어른이었던 슈트류델이 수사부터 재판까지 모두 도맡아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카나페는 정확히 일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슈트루델은 좋은 오빠다. ‘정확히’는 아니어도 ‘적어도’라 표현할 수는 있을 만큼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나페는 그에게 폐를 끼치고 싶어하지 않았다. 고작해야 1살 차이인데, 홀로 그렇게까지 해준 오빠에게 자꾸만 어설프게 굴어 짐을 더 안겨줄 수는 없다. 카나페 뮐러가 그를 걱정하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다. 카나페는 언제나 제 오라비를 신경쓰고 있었다. 걱정되는 만큼 미안했고, 또 그만큼 마냥 태평하기만 할 수가 없었다. 죄책감은 언제나 사람을 좀먹는다. 슈트루델은 그를 이미 알고 있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떠났다.
2. 다만 그들이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그 작은 마을에 둘만 남게 되었을 때, 채 주인이 없어진 방을 비울 수가 없었을 때, 카나페 뮐러는 깨달았다. 이젠 정말 우리밖에 없어. 죄책감은 사람을 좀먹는다. 다만 사랑을 좀먹지는 않았는데. 슈트루델은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서 알았다. 카나페는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 동생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나치게 그들을 닮아서, 서로를 볼 때마다 죽은 이를 떠올릴 수밖에 없어서. 함께 있으면 행복할 수 없다. 그리움 역시 사람을 좀먹는다.
카나페는 자신을 몰랐지만, 슈트루델은 알았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아직 성년이 된 동생을 떠나지 못한 건 그가 보호자가 필요한 나이였기 때문이다. 다만 슈트루델은 동생이 적어도 ‘앞으로는’ 행복하길 바랐다, 정말로. 편지에 적힌 모든 내용은 진심이었다.
3. 슈트루델 뮐러는 비록 현재 잠든 상태이나, 가장 마지막까지 깨어있던 마법사 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그의 악명은 높다. 이름도, 생김새도, 그 무엇도 알려지지 않았음에도 범죄자만 잡아 죽이는 살인마에 대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4.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동생을 사랑해서, 그를 걱정하는 마음에 부엉이를 두고 갔다. 제 주인이 그립지도 않은지, 아니면 그런 명령을 받았는지 녀석은 한시도 카나페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이름은 가나슈. 아주 어릴 적에 그들의 부모님이 카나페와 슈트루델을 합쳐 지은 이름이다.
5. 노래는 여전히 잘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젠 불러달라 하면 별 망설임없이 불러주지만, 구태여 부를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생각나 부르지 못하는 건 아니다. 취미에 힘 쓸 만큼 시간이 많지 않을 뿐이다.
6. 그는 여전히 영국 끄트머리에 있는 한적한 마을에 산다. 조용하고 친절한 이들이 사는 곳. 아이가 많이 없되 노인들이 푸근히 웃고 있는 곳. 찾아오는 이도 거의 없는 이곳에, 혼자 살긴 쓸쓸한 그 집에서 더 이상 어리지 않은 그 애가 산다.
7. 생일은 8월 24일, 꽃말은 이별의 슬픔. 다만 그는 알고 있다. 슬프면 울고 털어낼 줄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