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腐井
Remy Remington
레미 레밍턴
26세 | 법적 여성 | 164cm | 51kg | 영국 | 머글 태생

아무렇게나 짧게 친 머리카락. 귀 곳곳에 자리한 피어싱.
맵시 있는 단정한 현대식 양복, 그 아래 생뚱맞은 스니커즈. 다분히 ‘머글’적인 옷차림.
앞머리 짧은 헤어스타일은 낯설기 그지없지만, 우리의 동기 중 이 색채를 가진 이를, 그리고 그가 가진 뺨의 흉터를 기억한다면 쉽게 떠올릴 수 있을 이름이 있겠다. 열한살의 부산스럽던 울보는 이제 축소된 전쟁터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여유롭디여유로운 분위기를 뽐낸다. 당당한 언사와 거리낌 없는 행동을 보인다. 마법 세계에서는 난생처음으로 얼굴을 드러내고 다니게 되었다. 이 섬을 ‘마법 세계’라 칭해도 될지는 미지수지만.
직업
극단 배우
성격
타인을 위한 삶을 살아갈 수 없는 그가 이곳에 서게 된 계기란 신에 대한 신앙도, 잠든 이들에 대한 연민도, 정체된 사회에 대한 동정도, 무한에 가까운 수호에 대한 부아도 아니었다. 어쩌면 먼지 한 톨만큼은 있을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게 사람이란 복합적인 존재이지 않던가. 다만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 사유나 유의미한 흔들림이 되지 못하였으니, 그의 결심은 오롯한 살심(殺心)에 의해 이루어졌다. 마법 세계에서의 7년이 없었던 것처럼 버려 버리고 세상을 살아갔다. 처음에야 평화로웠다. 남의 일을 걱정할 시간에 제 일을 했다. 이타로운 이도 자애로운 이도 아닌 한 소시민에 불과했기에 스스로를 위시한 삶을 살기에 바빴다. 그러는 도중에, 과연 ‘죽어 마땅한 인간’은 없는가-하는 물음이 머릿속을 채우는 사건이 발생하고야 말았다. 애초 사람이 사회를 만드는 이유가 무언가. 질서를 위함이다. 이 마땅한 논리에 그는 질문한다. 질서란 과연 공평한가? 형벌은, 집행은, 형기는 과연 누구에게나 공평하던가? 결코 그렇지 않다. 그가 찾은 물음에 관한 답이란 인간 사회란 다분히 불공평하며 불합리하다는 점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이 사회를 잘못된 사회라 판단하여 ‘공평할 수 없는 질서’를 따르지 않기로 했다. 사회적 절차를 건너뛰고 형을 집행하고자 마음 먹었다.
어찌 이리되었던가? 하나를 파고들자면 시야가 좁아진다. 깊은 구덩이 속에서 밖을 보면 둥근 하늘만 보이기 마련이지 않던가.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에 먹힘이 당연지사. 인지의 오류에 빠지거든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기 십상이니…. 과연 그는 자신의 사고에 매몰되었다. 본디 인간의 정의·선·질서는 개인과 단체 그리고 사회 모두를 염두에 둬야 함이 자명하건만, 정당한 절차 없이 스스로를 ‘집행인’으로 정의하고야 말았다.
그리하여 하나, 그를 움직이는 첫번째 원동력은 ‘정의’다. 누군가 가르치지 않았고, 공유하지 않은 제 스스로 갈고 닦은 정의심. 이는 그의 살의가 무자비할지언정 무차별적이지는 않음으로써 나타난다. 그는 죄인과 죄인을 보호하거나 돕는 훼방꾼만을 세상에서 지우고 싶을 뿐이다. 이가 과연 의협심을 포함하는지란 의문이다. 그러니 둘, 그를 표현하기에 가장 올바른 수식어는 ‘외골수’다. 기질적으로 의심과 걱정이 많아 하나의 답을 내리기까지 무수히 많은 시간을 들이고 범접못할 인내를 하는 자. 그렇게 내린 결론에 융통성을 발휘하지 않으니 타협 역시 없다. 죽어마땅한 인간을 척살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때때로 인의를 천시하고, 법을 무시하기도 한다. 이는 다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할 일로 여겨지며, 제 결단에 따른 과정에 따른 죄장감 역시 마땅한 책임으로 인지한다.
셋, 그는 누구보다 당당한 한 명의 ‘인간’이다. 우습게도 그는 인세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세상의 안정을 위해서 행동하고 있다. 이에 신이 내린 시련(또는 운명)은 제 목표를 돕는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생각해보라, 그는 과거 호그와트에서 사회의 질서가 아닌 자신의 질서를 따르는 자로 성장했다. 마침내 오늘날 저 자신의 정의를 관철하는 자가 되었다. 이에는 전지전능한 존재, 신조차 끼어들 여지 없다. 하나 실재하는 신이 이토록 무례한 탕아마저 기꺼이 품었음에 사단(事端)이 나게 되었으니—. 세상이 하나의 무대에 불과하고, 모든 인간은 배우에 불과하다면, 극작가는 신이며 관객 역시 신이어야함에 그는 말한다. 이 망할 무대를 찢어발길 것이라고…. 그는 신을 섬기는 자가 아니었고, 영국 마법 세계를 아끼는 자 역시 아니었다. 머글을 헤치고자 하지만 이는 머글 세상을 위해 저지르는 집행(악행)이다. 죄지은 자에게 법보다 가까운 철퇴를. 일종의 ‘정화 작업’을 필요로 하기에 얼핏 신과 그의 입장은 닮아 보인다. 그러나 근원을 보면 신은 ‘자연을 해치는’ 인간을 벌하고자 함이며, 그는 ‘인간을 해치는’ 인간을 벌하고자 한다는 차이가 있다. 결과는 같으나 원인은 다르다. 그는 어디까지나 인간에 의해 인간의 사고로 인간의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원인도 목적도 결과도 인간한테 있음이라, 그는 더없이 당당할 수 있다.
이러한 ‘가치관’을 떨어뜨려 놓고 보면 그는 어떤 사람인가? 간결한 표현으로는 ‘얼렁뚱땅 흘러가는 인생’. 그는 사적인 욕망이 낮다. 식욕, 성취욕, 인정욕… 갖갖은 탐욕이 남보다 적다. 바라는 게 적으니 노력할 게 적고, 자연히 성취 역시 낮다. 큰 불만 없이 만족하기에 애써 나아가지 않고 머무를 수 있다. 고로 세속적인 삶을 즐기기보다는 현재에 안주한다. 그렇다고 흥청망청 재물을 소진하는 것도 아니니 한량이라 일컫기도 애매하다. 말했듯, 개인의 이기를 위한 욕구가 낮은 까닭이다. 계획적으로 살아가지 않고, 스스로를 채찍질해가며 발전시키지 않는다. 살아가지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 더 나은 미래에 환상일랑 품지 않고, 더 나은 자신을 기대하지 않으면서 현실에 충실히 살아간다. 그의 인생관은 서두르지 않고 노력이 전부라 여기지 않는 것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런 덕분에, 그는 제 감정과 생각에 투명한 편이다. 강렬하지 않고 잔잔한 경우가 잦을 뿐, 희노애락이 분명 존재한다.
지팡이
버드나무 / 용의 심근 / 10인치 / 뻣뻣한
기타사항
.𝅘𝅥𝅮. 프로필.
𝄾 생일.
11월 13일, 특별히 맑지도 비가 내리지도 않던 평범한 가을날.
여느 가족이 그렇듯 외식하고 단출한 생일파티를 하고는 했다. 호그와트에 온 지금은 이어지지 못하게 된 연례행사.
탄생화, 레몬 버베나 인내
탄생석, 크리스탈 오팔 내면의 충실함
탄생목, 밤나무 정직
𝄿 가족 구성.
초등(Primary) 프라이빗 데이 스쿨 교사 아버지
동네 마트 캐셔 어머니
대학생이 되어 타지로 간 남동생
흔해빠진 가정으로 특별히 유복하지도 가난하지도 않으며, 관계 역시 아주 살갑지도 차갑지도 않다.
고향의 주변 마을에 사는 (외)이모네 식구와 같은 동네에 사는 (친)조부모님.
𝅀 신체계측.
시력, 좌 0.7 / 우 0.7. 굳이 안경을 쓰지는 않아도 되지만, 좋지만은 않은
청력, 워낙 민감하고 예민한 체질 탓에 의도치 않게 주변 소음을 잘 듣는다.
반대로 신경이 분산되는 탓에 앞에서 말하는 소리는 잘 못 들을 때도 있는 모양.
혈액형, RH +B형.
𝅁 기타.
왼손잡이.
타고난 신체 능력, 감각이 좋은 편.
직업적 특성 탓에 연기(연극), 춤(연극), 노래(뮤지컬)를 일반인 보다 잘 하게 되었다.
다만, 분야가 약간 달라지면… 과연? 발성이든 행동이든 숨길 수 없는 연극 배우다.
그간 이어온 인연이 없다 보니 기억에 묻힌 과거를 상기해내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까 너 누구였더라.” “그러니까 너 이랬었지(툴렸다. 전혀 아니다)?” …실수와 착각의 해프닝이 끝없다.
.𝅘𝅥𝅰. 레미.
𝄾 행적.
잉글랜드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낮은 노섬벌랜드 주 출신. 현재에는 독립하여 홀몸으로 그레이터 런던 주에서 자취한다. 저번 해, 웨스트엔드의 작은 극장에 배우로 취직했기 때문이다. 런던의 노른자 땅에서 주거할 만큼 재력이 넘쳐나지는 않았기에 지하철이나 버스 따위를 타고 출/퇴근한다.
졸업 후 바로 마법 세계를 떠났기 때문에, 거진 10년 동안 영국 마법 세계에 벌어진 변화를 모른다. 그나마 정이 있던 동기들이 무얼 하고 사는지 생각하지 않았고, 자기 동기가 누구였는지조차 추억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호그와트를 졸업하니 만 18세가 되었지만…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준비로 한 해를 보냈다. 열아홉이 되어서 대학교에 입학했으며, 대충 성적에 맞추어서 영 난해한 이름은 아닌 학과로 진학했다. 그래서 4년(잉글랜드의 대학이었지만 1학년이 지나고 해보고 싶었다며 한 해 휴학했다. 쉬는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다.) 뭘 배웠냐면… 썩 기억나지 않는 걸로 보아 헛배운 걸지도 모르겠다. 실제로도 전공을 살려 구직활동을 하기보다는 신문에 실린 채용공고를 보고 일자리를 찾는 편이었기도 하다. 그렇게 몇몇 일자리를 전전했다.
𝄿 배우.
「연극과 뮤지컬의 본고장, 웨스트엔드!」 이 타이틀과 레미 레밍턴은 도무지 어울리려야 어울리지 않는다. 배우가 된 계기도 친구 따라 오디션 (끌려) 왔다가 혼자 덜커덕 붙었을 뿐이다. 그 레미 레밍턴이 갑자기 연극이 하고 싶어져 오디션을 본 건 아니었다,
무대에 서고 연극을 하는 배우이지만, 연기도 무대도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열정은 적지만, 충실하기는 하다. 새로운 주인공이나 주인공이 아닌 엑스트라가 필요했던 극장에는 썩 알맞은 인재였다. 어느 날 갑자기 일취월장하여 공연 중 조연이 주연을 잡아먹는 불상사라도 일어나면 우습지 않겠는가. 큰 극장이라면 실력에 따라 배우가 재배치 되는 일이야 일어날 수 있다만… 웨스트엔드에서 두 번째로 가장 작은 극장이었기에 어려웠다. 극장의 얼굴이자 오래된 지인을 내쫓거나 몇 푼 되지 않는 조연을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 마법.
레밍턴 식구들에겐 불문율이 있었다. 첫째와 공유할 수 없는 시기(호그와트에서의 일곱 해)를 가능한 언급하지 않는 것. 소외감을 주기도 원치 않아서 그들은 지난 기간의 일을 이야기 하지 않았다. 레미 레밍턴이 호그와트에 관해 이야기를 하기를 꺼렸던 까닭이다. 그러한 터에 호그와트와 마법 세계는 레밍턴의 네 식구 모두의 기억 저편에 묻어진 듯했다.
그러던 그가 마법 세계로 다시 오게 되었을 때는, ‘어떤 사건’이 일어난 후로부터 약 이주쯤 지난 시점. 정확하게는 영국 북서쪽 상공에 나타난 공중섬을 목격한 후다. 그 섬이 무엇인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섬광같이 깨달았다. 마치 본능처럼. 그리고 자신의 결단에 이를 써먹을 수 있겠다는 것 역시 함께 알아차렸다.
바야흐로 심판의 순간이 도래했음을 알게 되었을 뿐 갑자기 마법 세계에 대한 이해도가 치솟지는 않았다. 사람이 컴퓨터 프로그램도 아니고, 날이 되었다는 이유로 새 버전으로 업데이트되겠는가.
𝅁 아마타.
‘아마타’ 소속임에도 불구, 소속감이 현저히 떨어질뿐더러 마법 세계/마법사를 위한 관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살인을 즐기는 미치광이도 아니며, 불안과 공포에 잠식되어 있지도 않다. 떠나간 과거로 돌아온 까닭은 오직 제 세상에서 무시되는 정의를 대신하기 위함이다. 우연한 동행, 조건부 동맹인 셈이다.
여전히 마법사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나, 마법 세계를 떠날 적 터뜨린 신탁으로 인한 반응, 걔 중에서 자신들의 병을 떨쳐낼 법을 찾았다며 환호하며 자신들이 응당 그들을 위해 피를 묻혀줄 것이라 착각하던 이들이 기억에 남아있어 그렇다. 첫 만남부터 마지막까지… 마법 세계와 마법사는 그에게 최악으로 남았다. 동기들 외에 모두 잠이 든 지금까지도.
𝅂 버릇/습관.
하나, 시니컬한 태도. 툭툭 내뱉듯 한 말소리. 의외로 좋은 발성.
둘, 이따금 습관적으로 일부 문장에 희극조의 문어체를 쓰거나 음률을 실어 말한다.
셋, 부르기 편한 대로 호명한다. 이는 그날그날 호칭이 달라질 수 있는 변칙성마저 포함한다.
예를 들어 이름이 ‘웬디 달링’이라고 하자. ‘얘, 너, 웬디, 웬즈, 디디, 링, 달링, 링링…’ 다양한 가짓수가 나온다.
넷, 가벼운 일에 있어 남에게 휘말리고는 하는 특성이 여전하다.
다섯, 말버릇이자 자주 쓰는 비속어, 머저리(Idiot).
여섯, 예민한 기질이 만들어 낸 상시 긴장 상태. 덕분이랄지 갑작스런 충격에 덜 민감하게 반응해 이성적으로 느껴지는 착오가 벌어지고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