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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할 말 없나.

잿빛의 기원

Casimir Coleman

카지미어 콜먼

17세 | 시스젠더 남성 | 179cm | 68kg | 영국 | 머글 태생

 예전과 달리 마냥 얇지 않은 목소리가 질문을 이어간다. 무엇이 궁금합니까.

 

 위태로운 변성기가 지나고 소년일 적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한층 깊어진 무게감, 감정적이지 않고 차분한 미성은 단조롭지 않아 듣기 좋아진 감이 있다. 주의하지 않으면 시비 걸듯 느리고 드세게 말하는 버릇을 고치느라 고생 꽤 했으니 어느 정도 당연한 결과였다. 대화가 길어지면 그에게서 풍기는 재 냄새를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싸워서 다칠 일이 줄어 들자 흉흉했던 인상 또한 전체적으로 깔끔해졌다. 감추기만 했던 많은 걸 드러내 이곳저곳 보이는 흉터는 많으나, 모두 과거의 것이다. 근 몇 년간 새로 생긴 상처는 없었다. 점이라면 몰라.

 

 겉치례, 격식이란 걸 챙기며 망토를 입기 시작한 대신 조끼와 넥타이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장신구는 매해 변함 없이 목걸이, 그리고 선물 받은 탄생석 피어싱만 착용한다.

착용 피어싱

성격

[ 과묵한 / 절제된 / 겉과 속이 다른 / 강강약약 ]

 

“새삼스럽군요.”

 여전히 침묵이 더 나은 선택일까.

 

 딴에는 배려라고 한 행동이 오히려 오해를 많이 산다. 어디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또 어디서는 거칠지만 친절한 사람. 정말 양면성을 지닌, 이도 저도 아닌 다양한 소문을 가지고 있다. 그걸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방치, 외면 중. 덕분에 종합적으로 알 수 없는 녀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뭡니까, 그게.”

 그는 정답을 구하지 못 했다.

 

 따라서 대부분 사람은 그의 농을 이해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다. 빙 다리를 꼰 채 바라보는 시선, 팔짱을 낀 채 이루어지는 가벼운 고갯짓. 변성기가 지난 청년의 목소리는 권태롭고 정중했다. 태생적으로 압박하는 듯한 억양은 어쩔 수 없었으나 자세히 파고들면 그 가운데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도 충분히 볼 수 있다.

 

*

 

“그러니까… 말하지 않았습니까?”

 한 번, 두 번. 반복하여 습득하다 보면.

 

 그는 귀찮음이 많다. 한때 첫인상으로 가지는 오해를 그대로 내버려 둔 채 생활했던 것 그대로, 제게 내려지는 낙인과 같은 편견을 친절히 해설해 주지 않는다. 마음대로 생각하라고. 카지미어 콜먼을 향해 갖는 주관을 제게 들이밀지 말라 이야기한다. 속이거나 감춘 적이 없으니 드러낸 대로 믿으라고. 기이한 선을 가졌다. 모호하다. 사람에게 간절하지 않다. 그러니 관계의 책임을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지우고 방임했다. 여태까지는.

 

*

 

“나는 받은 만큼 돌려주는 성격이라고.”

 그 또한 나음을 익히리라.

 

 소통이 부족할 때 어떤 오류가 발생하는지를 익히 배웠으므로, 현재에 이른 그는 소통을 자원하는 입장에 있다. (정말?) (진짜로!)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생각은 멈춰선 안 된다. 어떤 순간, 어떤 상황이 도래하더라도 우리는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나 약자의 입장에서 선택당하거나 휘둘리는 삶만을 살아온 그는 능동적으로 굴고자 노력했다.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전과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지팡이

개암나무 Hazel / 용의 심근 / 11.8 in / 굽히지 않는

기타사항

카지미어 Casimir

8월 22일 스피리아 사자자리 왼손잡이

 마법사 사회와 연고가 전혀 없었던 고로, 어렸을 때 머글 세계에서 초등학교에 다녔었다. 사나운 성격과 수틀리면 주먹을 드는 버릇은 이때 생겼다. 저 녀석은 부모한테 버림받았다며 시시덕거리는 아이들을 절대 참고 넘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족을 가리켜 이르는 모든 악의에 가만 넘어가지 않는다. 먼저 쳤으니까 맞대응한 것뿐이라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저를 물고 늘어지는 소리에는 생각보다 관대하다. 그보다 주변인을 흠잡아 욕하는 쪽을 더 두고 보지 않는다. 제 주변을 얕잡아 보는 이들과 싸우기를 망설이지 않았다. 반면 자신의 상처는 괄시하는 경향이 있다.

 

*

 

콜먼 Coleman

 런던 외곽의 노후한 집.아버지는 지병으로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사망 이후 종적을 감췄다. 말을 채 떼기도 전 부모를 모두 잃었으나 본인 가정사에 별다른 유념은 없다.

 

 2학년 학기 중 친할머니께서도 몸이 편찮아 사망하시며 보호자를 모두 잃었다. 사인은 아버지와 같은 폐암.

 

*

 

테클런? Teclan¿

 보호자 없이 홀로 남은 탓에 벌써 졸업 이후 생계를 걱정하는 카지미어를 위해 테클런 부부는 그에게 간단한 심부름을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시키며, 에버니저를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형제처럼 동등하게 대해줬다. 따라서 무른 성격의 에버니저를 깔보는 이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태도가 약간 보인다. 테클런이라는 성씨가 들릴 때마다 묘하게 귀를 곤두세우는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에버니저의 어머니와 큰누나가 ‘깨어나지 못하는’ 잠에 빠졌다는 사실은 카지미어도 에베니저도 쉽게 입에 담지 않는다. 그에게 묻는다면 집안에 사정이 생겼다는 말 정도로 둘러댄다. 자신이 함부로 이야기할 만한 사정은 아닌 것 같다며.

 

*

 

지난 6년 Last 6 years

 1학년. 데려온 후 특별히 이름 붙이지 않았던 부엉이에게 아스텔의 추천으로 레굴루스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학기 중에는 할머니께 자주 편지를 보내 레굴루스 역시 바쁜 생활을 보냈지만, 방학 동안 편지 나를 일이 전혀 없었던 터라 묘하게 살이 쪘다. 노란 털에 한쪽 눈가가 검은 점박이로 물들어 있는 얼빵한 부엉이.

 

 첫 방학은 소리소문없이 아주 조용하게 보냈다. 마법사와는 전혀 관련 없이,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낸 후 돌아왔다.

 

 켄타우로스와 조우했을 때 주워 온 화살촉을 반으로 나눠 목걸이 장식품으로 가공, 므네와 하나씩 나눠 가졌다.

 

 2학년, 학기 중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신다. 소년은 온전히 혼자가 되었다. 소식을 들은 이웃사촌, 테클런 부부가 도움을 주어 장례를 무사히 끝마친다. 방학 중 노후한 집으로 돌아와 할머니께 뒤늦은 작별 인사를 고한다.

 

 개학 전, 마을을 돌아다니던 중 전 학교에서 그를 따돌리던 무리와 만나 다시 한번 크게 싸우게 된다. (입가 흉터는 이때 생겼다.) 입학식 전과 마찬가지로 너덜너덜한 모습으로 기차에 올랐다. 시끄러운 잔소리는 모두 한 귀로 흘려들었다.

 

 3학년, 슬슬 진로 고민을 하게 되는 시기. … 특별히 생각해 둔 건 없지만, 치료술에 관심을 두고 있다. 어울리지도 않게 치유술?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만 말하자면 상처를 보는 일이 늘었기 때문이다.

 

 과거 상처투성이였던 모습이 환상이었던 것처럼 얌전히 잘 지내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분쟁의 화두에 오르게 된다. 이번에는 대체 왜 싸운 거냐는 질문에 묵묵부답. 간신히 쥐어짠 대답은, 그 자식들이 맞을 만한 짓을 했으니까. 싸운 상대를 쭉 모아놓으면 뒷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란 공통점을 알 수 있다.

 

 4학년 방학,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지 벌써 2년이 넘어감에도 그를 기리는 편지는 도통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아, 하나하나 차분히 정리하던 중 카지미어는 생소한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 의아하기도 잠시, 그건 어렸을 때 그를 버리고 떠났다던 사람에게서 온 편지라는 걸 깨닫게 된다..

 

 답장은 바라지도 않는 것처럼 ‘이제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으니 카지미어도 책임질 수 있다고, 그를 만나게 해달라’ 일방적으로 호소하는 내용. 생활력을 증명하듯 동봉된 약간의 돈. … 이제 와서?

 

 5학년 방학. 에버니저의 어머니와 큰누나가 ‘깨어나지 않는’ 잠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카지미어는 ‘깨어나지 않는 마법사들’의 사건이 심화되어 갈수록 묵묵히 치료사의 길을 다잡게 된다. 이 원인 불명의 알 수 없는 긴 잠에서 깨어나면 가장 먼저 그들을 도울 수 있도록.

 

 6학년 방학. 점차 침체되어 가는 테클런 집안을 위태로운 에버니저 대신 수습했다.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 늘어났기 때문인지 성년이 되고부턴 술·담배를 시작하게 된다.

 

*

 

그 외 ETC.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편. 평소에는 머리카락을 자주 만지작거린다. 길이가 일정하지 않아 불편한 것도 있고, 뭐라도 쓸어 넘기다 보면 안정이 된다나….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답답할 땐 힘 조절을 안 해 아주 쥐어뜯는 수준. 성질을 죽이지 못하는 건 본인에게도 해당하는 듯하다. 작년부턴 혼자 있을 때 라이터를 딸깍이며 손장난을 치더란다.

 

 맛에 굉장히 둔감한 편임에도 식탐이 강하다. 매해 지날수록 식탐 수준으로 식욕이 늘어, 점점 먹는 양이 늘고 있다…. 이제는 대식가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 나날이 독하고 자극적인 걸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음식을 먹을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주의. 식사 후에는 예언자 일보를 즐겨 본다.

 

 의외로 순진한 구석이 있어, 얼핏 허무맹랑해 보이는 미신도 곧잘 믿는다. 별 볼 일 없는 짐 속에 감춰진 낡은 드림캐처나 주머니에서 꼬물거리곤 하는 작은 아쿠아마린 원석 같은 것. 드림캐처의 경우 집에 있었던 할머니의 몫까지 가져와 두 개가 되었다.

 

 에버니저의 이니셜이 박힌 지포라이터를 소지하고 있다. 보통 셔츠 앞, 혹은 망토 주머니에 담배와 함께 넣어둔다.

선관

[ 에버니저 테클런  / Ebenezer Teclan ]

 

“지금 이 자리가 네게 주는 마지막이야.”

호그와트 입학 전 다녔던 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사귄 친구. 인간 관계에 서툰 그에게 소통을 알게 해준 이.

 

 머글 초등학교에서 만나, 호그와트까지 이어진 인연. 콜먼 부인의 부고 이후 방을 내어주며 방학 때마다 같이 지내고 있다. 카지미어는 그가 열등감을 솔직하게 털어놓길 바라고, 에버니저는 속내를 꽁꽁 감추고 회피하기만 하니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 몇 달째 제자리걸음만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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