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발의 소녀
Pearl Leticia Wade
펄 레티샤 웨이드
14세 | 시스젠더 여성 | 155cm | 44kg | 영국 | 혼혈

아무런 망설임 없이 양말과 로퍼 벗어두고,
저만치의 양지바른 풀밭을 맨발로 거니는 소녀.
살짝 창백하다시피 새하얗던 낯은 언젠가부터 좀 더 보기 좋게 그을렸다. 그래봤자 바탕이 하도 희었어서, 채도 낮춘 살구빛 정도지만. 그리고 그 이상 그는 훌쩍 자랐다.
물론 여전한 것도 많다. 유난히 부드러운 촉감의 남청색 머리칼, 완만하게 부드러운 곡선의 눈매. 그리고 흔히 밝은 웃음기로 가늘어지는 눈. 그 눈 제대로 뜨면 이름이 어디에서 유래했나 바로 알게 하는, 오색찬란한 진주색 눈동자가 보일 테지만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는단 것까지.
다만 아이가 자라난다는 것은 자타의 변화를 동반하는 법. 그는 여전히 자주 웃지만,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 수가 없으며, 때문인지 그 인상도 말갛고 순진하기보다는 절묘하고 신비하게 와닿는다.
살짝 삐뚤어진, 리본처럼 맨 넥타이는 이제 덤벙대는 모습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그냥 취향이다. 그냥 리본을 좋아하는 것도 같다. 여전히 평균보다 작은 손발에 비해 보폭은 꽤 크고, 군것질거리나 장난감이 사라진 자리를 꽃이 채웠다. 조화, 생화 가리지 않고 꽃을 가까이 하는 취향 탓에 아무 향이 없는 날과 백화요란한 향 나는 날이 뒤섞여 있다.
성격
해맑은 / 엉뚱한 / 적극적인 / 행복한
여전히 그는 해맑고 엉뚱한 면이 있다. 악의는 없는 듯하면서도 이따금 종잡을 수 없는 곳으로 생각과 행동이 튀어올랐다. 만면을 써 활짝 지어보이는 웃음은 큼지막했고, 아니더라도 매양 생글거렸다. 대체로 명랑했고 기분이 좋아보였다. 그나마, 조금 더 차분하고 정적인 모습을 많이 비추는 것은 삼 년의 세월이 그에게 약간이나마 여유를 가져다주어설까.
실제로 과할 만큼 좋았던 행동력은 이제 한풀 꺾였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렇게 보이게는 되었다. 그는 이제 꽤 의외다 싶은 세심한 구석에서도 배려할 줄 알았고, 타인의 의견을 귀담아 들으며 즐거워하는 법도 알게 되었다. 느긋한 태도로 턱을 괴고 볕 받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면, 말괄량이라 불러도 모자람 없던 신입생 시절보다는 확실히 온화하고 나긋한 기류가 있다.
그러나 멋대로인 면은 그의 본성, 또 어떻게 보면, 더 마음대로 구는 듯도 싶은 것이 그다. 타인의 시선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아무렇게나 신발을 내던지고 풀밭을 거닌다. 어설픈 발놀림으로 춤 비스무레한 것을 추는 순간에, 흔히 범인이라면 느낄 법한 수치감이나 망설임이 없다. 성적을 나쁘게 받는 것도 아니면서 무해한 얼굴로 수업 하나쯤 빼먹어도 괜찮지 않느냐 생각한다.
이러한 점 괜히 야단이라도 치면 바로잡고 사과하나 그 진의를 이해했다기보다는 제가 폐를 끼쳐 상대가 속상한 것이 미안하다는 투다. 그저 하려는 것이므로 한다. 고민이 없으므로, 행동에 무작정 나서는 버릇은 줄었으나 결심하여 행하기 시작하면 여전히 막힘이 없다.
그러니 만약 그를 제 입맛대로 다루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의 행동원리 가장 밑바닥을 다시 헤쳐봄이 옳겠다. 그는 여전히, 너무나도 당연히- 정적보다는 사람의 말소리를, 고독보다는 누군가의 옆자리를 원한다. 그리고 이 원하는 바를 투박하리만치 솔직하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네 옆에 있고 싶어. 여기 있어도 돼? 너랑 있어도 돼? 나, 네가 좋아. 너도 날 좋아해주면 좋겠어.
눈 휘어 웃는 모습에는 그러므로 여전히 무해함도 사랑스러움도 기이함도 있다. 친인들 사이에서 한껏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보이는, 그 소녀에게
지팡이
산사나무 / 유니콘의 털 / 8인치 / 잘 휘지 않는
기타사항
RH+AB, 0601, 쌍둥이자리, 메이든 블러쉬 로즈나를 사랑한다면 찾아내리라, 알렉산드라이트양면성
그리고 유월의 진주
01. 펄 레티샤 웨이드
우리 딸의 눈은 꼭 진주처럼 아름다우니, 이름을 그렇게 지어요.
이제 그의 부모님이 그가 일곱살이던 해 나란히 사고사했고, 그 후 부계 쪽 먼 친척인 후견인이 그를 돌봐주고 있다는 걸 모르는 그의 주변인은 아마 없을 듯하다. 이제는 그도 이 얘기를 할 때 이전처럼 드라마틱하게 슬퍼하는 표정을 보이진 않았다. 조금 더 담담하게, 서글픔과 차분함이 적절한 농도로 섞인 표정을 한다.
그는 실제로 대가 거의 끊겨가는 마법사 가문 출신의 어머니와 평범하지만 친절하고 상냥했던 머글 아버지의 외딸로 태어났다. 부모가 사망한 직후, 모계 쪽의 그나마 남은 재산도 모조리 물려받게 되면서 어린 나이에 상당히 유복한 처지다. 그의 용돈 씀씀이가 제법인 까닭이다.
그의 소유로 되어있는 체셔 쪽 저택은 빈방이 많았지만, 정원이 아름답다.
02. 학교생활
‘아, 그, 사람 무지하게 좋아하는 걔.’ 정도가 그의 평판 첫줄로 적당하겠다. 친구를 제일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녔지만 선후배나 교수는 물론 그냥 호그와트의 누구와도 살갑게 지냈다. 늘 기본은 해내지만 후플푸프 아이들 중에 눈에 띄게 성실하지도 않고, 타인에게 제 것 나누기 아까워하지 않는 상냥한 성품 같지만 때때로 평범하지 않고, 그런데도 순진하리만치 사람을 졸졸 따라다니며 사귀고 싶어하는 학생이 바로 그 아니겠는가.
시험기간을 제하곤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는데(오히려 딴청 피우거나 몰래 수업을 땡땡이치는 경우도 좀 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성적은 제법 잘 나온다. 싫어하는 과목으로 단언하는 것은 없지만 변신술과 마법약은 이리저리 신경쓸 게 많다며 조금 귀찮아하고, 반대로 어둠의 마법 방어술과 천문학, 마법의 역사는 꽤 좋아한다. 제가 고른 선택 과목들-점술, 신비한 동물 돌보기-도 즐거워하며 참석한다.
여담이지만 재밌게도, 그렇게 사람을 좋아한다면 연애에도 관심을 둘 법하지 않느냐 궁금증을 품고 그에게 의중 캐물어본 이들이 많았고 처음엔 그도 솔깃했는지 조금 관심을 내비치는 듯은 했는데… 딱 그 즈음, 후플푸프 기숙사에 사귄지 한 달도 안 되어 갈라진 뒤 철천지 원수처럼 군 선례가 줄줄이 생겨 아예 기겁을 하더니 후로는 연애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 생긴 듯하다.
03. 호불호
좀 더 좋아하는 것이 명확해지고, 늘어났다. 이제 싫어하는 것도 조금 흐릿하지만 얼추 몇 가지 짐작은 할 수 있다. 그는 이제 꽃이 왜 예쁘단 소릴 듣는지 이해하고, 리본 매듭을 귀엽다고 생각하고, 티타임을 할 때는 최대한 폭신폭신한 쉬폰 케이크를 가져오고 싶어한다.
그러나 여전히 친구가 좋았고, 학교가 좋았고, 혼자 있는 것이 몹시 싫었다.
이 명료하고 확고한 세 가지를 뛰어넘는 호불호는 없다.
04. 이외의 것
- 혼혈이기는 하나, 친가 쪽 먼 친척이 후견인이 되어준 까닭에 머글 사회에서 지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왕래가 많지는 않아도 사이가 나쁘지도 않은 모양. 그러나 이번에도 그가 애완동물을 데려가는 것은 허락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 여전히 방학이면 놀러다니거나 친구를 부르기도 했으나, 방학 때만 초빙하는 계약을 받아들인 몇몇 가정교사들의 각종 수업을 들으며 바쁘게 지내기도 했다.
- 제법 목소리가 낮지만 활발한 성품 탓에 적당히 중화된다. 노래할 때의 목소리도 상당히 아름답다. 본인 말로는 피아노 연주와 함께 웬만큼 가정교사를 통해 배웠었다고. 실제로 피아노 연주는 나이를 감안했을 때 몹시 우수한 수준이다. 본인은 다소 심심하게 여겼으나 이제 합주만은 몹시 좋아한다.
- 별개로 1학년 여름방학부터 엉뚱하게 드럼을 배워왔다. 놀랍게도 이쪽에도 재능이 넘쳐, 락밴드에 당장 납치되어도 괜찮을 수준이란 농담을 듣는다.
- 근래는 난데없이 춤추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 이미 웬만한 사교댄스는 다 외우고 있으나, 이 춤이라 함은 정제된 규칙 없이 그저 가볍게 몸을 흔들거나 팔다리를 뻗는 정도. 그런데도 의외로 볼 만은 하다.
- 따로 편식하는 것도 없고, 체력도 좋고 건강한 편이나, 다만 더위에는 살짝 약한 편이다.
- 비행 실력이 탁월하다. 솔직히 말해 재능이다. 그러나 퀴디치 구경도 아니고 직접 제가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하늘 위를 유유자적 날아다니는 것을 사랑하나, 규칙에 매여 스포츠로서 행하는 것은 다른 법이니.